92. 누가 먼저 얼굴을 씻겠는가? ------- 탈무드

랍비에게 <탈무드>를 공부하고 싶다면, 랍비는 <탈무드>를 공부할 만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두 사람이 굴뚝 청소를 하고 나왔는데 한 사람은 새까맣게 그을음이 묻었고 한 사람은 말끔한 얼굴로 나왔다 두 사람 중 누가 먼저 얼굴을 씻겠는가? "당연히 그을음이 새까맣게 묻은 사람이 먼저 씻겠지요?" 라고 답하자 랍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랍비는 누가 먼저 씻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생각해 보시오. 말끔한 얼굴로 나온 사람은 새까맣게 그을린 사람의 얼굴을 보지 않겠소? 그러니까 자기 얼굴도 검을 거라 생각해서 말끔한 얼굴을 한 사람이 먼저 세수를 하지요." "허! 거기에 문제의 허점이 있었군요. 그럼 다시 한 번 나를 시험해 보시오." 랍비가 똑같은 질문을 던졌고, 그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말끔하게 나온 사람이 먼저 세수를 할 것입니다." 그러자 랍비는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지금도 <탈무드>를 공부할 자격이 없소." "그렇다면 <탈무드>에서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소?" "두 사람이 똑같이 굴뚝에 들어가 청소를 하고 나왔다면, 어찌 말끔한 얼굴과 그을음투성이의 얼굴로 나올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탈무드>는 상식적이면서 마음속의 맹점을 찌르는 머리회전을 요구한다. 그래서 흔히 <탈무드>는 법을 논하지만 법전이 아니고, 역사를 논하지만 역사책이 아니며,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인명사전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백과사전도 아니며, 그저 유대인의 삶을 지탱해 주는 지혜서의 구실을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