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목계(木鷄)와 같은 리더 -------- 장자 지혜롭게 경영하라

<장자> <달생>편을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춘추시대 기성자라는 사람은 투계를 훈련시키는 데 달인이었다. 그는 왕의 명령을 받아 닭 한 마리를 훈련시켰다. 열흘이 지나자 왕이 그에게물었다. "어떠한가? 이제 싸움을 붙여볼 수 있겠는가?" 기성자가 대답하였다.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은 살기등등해서 제멋대로 행동합니다." 다시 열흘이 흘러 왕이 물으니 기성자가 대답했다. "아직도 멀었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를 듣거나 움직임을 느끼면 금세 흥분합니다." 또 열흘이 흘러 왕이 닭에 대해 묻자 기성자는 대답했다. "아직 때가 아닙니다. 녀석은 여전히 다른 닭이 곁에 오면 노려보며 투지를 불태웁니다." 다시 열흘이 흐른 뒤 기성자가 말했다. "이제 되었습니다. 다른 닭들이 바로 앞에서 아무리 울고 덤벼도 마치 나무를 깎아 만든 닭처럼 조금도 움직일 기색이 없습니다. 이것은 덕이 완전해졌다는 것입니다. 다른 닭들은 녀석을 보고는 주눅이 들어 감히 덤빌 생각도 못하고 달아날 것입니다. 이제 싸움판에 나갈 수 있겠습니다. 기성자가 키운 투계는 적을 마주해도 놀라지 않고 내공으로 상대를 제압하여 전투를 벌이지 않고도 적을 물리치는 효과를 얻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친 이병철은 침실 벽에 놓아둔 나무로 깎은 닭을 보며 수시로 자신을 일깨웠다고 한다. 그가 자신의 후계자에게 해주었던 충고 중 하나가 바로 장자의 呆若木鷄였다. 이병철은 목계처럼 시선을 한 곳에 집중하고 미동도 하지 않는 닭이야말로 무리의 대장이며 굳이 나서지 않아도 모두가 두려워 떨고 도망간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뛰고 설치며 자신을 드러내려는 닭은 전혀 무서울 게 없다고 했다. 이 충고는 그가 50년 동안 삼성을 경영하면서 겪은 온갖 곤경과 좌절로부터 깨달은 것이다.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두루 맛보고 갖가지 고충을 겪은 뒤 자신의 일신을 지키고 기업을 보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목계의 태도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대기업을 경영하면 비수처럼 날아오는 경쟁사들의 음해와 질시를 상대해야 한다. 이럴 때마다 감정에 이끌려 대응한다면 결국 시정 소인배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리더가 불패의 고지를 차지하고 경쟁을 느긋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그 마음이 목계와 같은 경지에 올라야 한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하고 차분해야 하며 조급하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맞수를 보더라도 흥분하거나 감정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