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참된 사랑의 시작’ ----------- 이금재 마르코 신부
한 여자가 있습니다. 그녀에게 단 하나의 단점은 바로 눈썹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항상 짙은 화장으로 눈썹을 그리고 다녔고,
눈썹이 지워질까 노심초사하여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고, 둘은 결혼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그 눈썹 때문에 항상 불안했습니다.
여자는 자기만의 비밀을 지키면서 행여나 들키면 어쩌나, 그래서 따뜻하고 다정한 남편이 자기를 싫어하게 되면 어쩌나 하고
불안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삼 년이란 세월이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그러다가 남편의 사업이 일순간 망하게 되어 둘은 길거리로 내몰리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연탄배달이었습니다. 남편은 앞에서 끌고 여자는 뒤에서 밀며
열심히 연탄을 배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리어카의 연탄재가 날아와 여자의 얼굴이 온통 검댕이가 되었지만
여자는 닦아낼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자기의 비밀이 들킬까 봐 겁이 났습니다.
그때 남편이 걸음을 멈추고 아내에게 다가와 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닦아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내의 눈썹 부분만은 건드리지 않고 얼굴의 다른 부분을 모두 닦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정하게 웃으며 남편은 다시 수레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단점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어가 주며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은 주변 사람들에게 조용히, 그리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많은 도움을 줍니다. 성모님의 군단에서 레지오 단원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가요? 다른 사람들의 약점과 실수와 잘못 등을 감싸주고, 품어주고, 도와주며 성모님처럼 살아가나요?
하느님 안에서 참된 사랑은 눈썹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아내의 얼굴을 닦아준 남편처럼 상대방의 단점과 약점과 실수와 잘못을
못 본 척 넘어가 주고, 마음으로 품어주고, 비밀을 지켜주고, 용서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1코린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