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정의에 대하여 -----------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인격적 탁월성의 하나인 정의는 이 책의 주요 주제들 중 하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들의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물론 도시국가의 유지와 번영을 위해서도 정의의 탁월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플라톤은 정의일반을 주로 다루는데 비해 아리스토텔레스는 특수한 정의 즉 특수한 상황에서 문제되는 정의에 주목하였다.
분배적 정의는 어느 공동체에서나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제다. 제한된 재화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문제는 매우 어려운 것이어서 산술적 분배와 비례적 분배방식을 놓고 대립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업적에 따른 비례적 분배방식을 지지하였다.
시정적 정의와 교환적 정의도 논쟁적이지만 분배적 정의 보다는 비교적 쉽게 합의될 수 있다. 시정적 정의는 이익과 손해 개념을 도입하여 평등화를 시도한다. 교환적 정의는 화폐제도를 도입하여 상품과 서비스의 평등화를 실현하려 한다.
법적 정의의 한계를 의식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융평 개념을 도입해 정의 실현과정에서 생기는 불화를 해소하려 하였다. 법은 추상적이고 일반적이어서 구체적 상황을 모두 고려할 수 없다. 시행과정에서 많은 결함이 드러나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지만, 정의의 높은 차원인 융평의 도움을 받아야 더욱 완전해질 수 있다. 오늘날 여기저기서 이웃끼리는 물론 가족끼리도 "법대로 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대로 하면 질서는 지켜지겠지만 많은 귀중한 가치들을 잃을 수 있다. 공동체가 살벌하고, 황량해질 수 있으며, 인간미(humaneness)가 사라질 수 있다.
오늘날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은 여전히 탐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작은 도시국가를 염두에 두고 정의론을 전개함으로써 그 한계를 보여준다. 노예제도의 인정, 여성의 지위에 그릇된 이해 등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여전히 탐구자들의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그는 정의를 완전한 탁월성으로 이해함으로써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