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 미덕에 대하여 ---------- 세네카
나는 운명이라는 제국 전체를 가벼이 여깁니다. 하지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더 나은 쪽을 택할 것입니다. 내게 어떤 일이 닥치든 그것을 유익하게 바꿔낼 자신은 있지만, 가능하다면 더 가볍고 즐겁고, 감당하기 덜 고된 일이 일어나기를 선호합니다. 당신도 알듯 힘든 노력 없이는 미덕이 있을 수 없지만, 어떤 미덕은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고 어떤 미덕은 재갈을 물릴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리막에서는 조심히 속도를 줄이고, 오르막에서는 더 힘껏 밀어줘야 하듯, 어떤 미덕은 내리막길에 있고 어떤 미덕은 오르막길에 있습니다. 인내와 용기와 끈기, 그리고 역경에 맞서는 모든 미덕은 오르막 길에서 운명과 맞서 싸우며 발휘뒤는 미덕이니 이를 누가 의심하겠습니까?
그렇다면 후히 베푸는 것, 절제, 온화함 같은 미덕들이 내리막 길에 속한다는 것도 자명하지 않습니까? 후자의 미덕들에서는 영혼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억제해야 하고, 전자의 미덕들에서는 있는 힘껏 격려하고 독려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가난에 맞서 용감히 싸울 수 있게 하는 미덕이 있고, 부에 맞서 자신의 무게를 억제하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미덕이 있습니다.
이렇게 미덕에도 두 갈래가 있으니, 나는 피와 땀으로 단련하는 미덕보다 조용히 평정을 익혀가는 미덕을 더 소중히 여깁니다.
결론적으로 이 현자(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내가 말하는 대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배운 대로 살아가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귀에는 내 말소리만 들릴 뿐, 그 말의 뜻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