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 역사철학강의 – 게오르크 헤겔

- 세계사의 발전 단계 - 헤겔은 인류 전체의 역사는 절대정신의 전개이자 전진이며, 정신의 핵심은 자유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전개 과정에는 내재된 단계가 있다. 헤겔은 이러한 세 단계에 따라 세계사를 각각 “정신을 전개하는, 자유의식을 전개하는, 자유를 실현하는 발전과정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전제 시기다. 이 시기의 중국, 인도, 페르시아, 이집트 등 동양의 여러 나라들은 세계 역사의 기점이기도 했다. 전제 시기의 특징은 전제군주 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자유하다는 것이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자유’라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인식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전제군주는 자유로운가. 전제군주는 일견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것은 제멋대로 굴 수 있는 비이성의 자유일 뿐이다. 헤겔의 말처럼 ”이 사람의 자유는 짐승의 충동에 찬, 조야한 방종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동방 전제 시기의 신민과 군주의 관계는 절대적인 신앙과 복종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주체 의식은 깨어나지 않은 상태였으며, 개인들은 자주, 독립적 의식과 판단 알지 못했다. 생활의 원식은 오로지 습속에 기대어 있었기에 법률과 도덕의 구분이 없었다. 두 번째는 고대 그리스와 고대 로마 시기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각각 민주제와 귀족제를 채택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소유하고 있었고, 소수의 사람들은 자유를 누렸다. 그러나 헤겔이 보기에는 그 소수의 자유도 진정한 의미의 자유는 아니었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시민들은 자유롭게 공공의 사무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추상적 자유 원칙에 따른 자유의식이 아니라 단지 습속에 대한 존중일 뿐 이었다. 무엇보다 고대 그리스와 고대 로마의 사람들은 신탁이라는 외부 힘에 기대어 자신의 활동을 결정했다. 물론 고대 그리스가 철학의 탄생지였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델포이 신탁인 ”너 자신을 알라“도 소크라테스에게는 비판의식과 반성의식을 소환하는 말이었고, 이것은 분명 자유의 시작이었다. 세 번째는 게르만 세계의 군주정 시대다. 헤겔은 특이하게도 중세 이래의 역사 단계를 ‘게르만 세계’라고 불렀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종교개혁은 ”모든 개인이 신 앞에 선 단독자“임을 외쳤다. 이를 통해 주체의 자유의식에 대한 보편적 각성이 이루어졌고, 이후 3세기 동안에도 가능할 수 있었다. 헤겔은 그 자신이 살던 시기의 독일이 세계의 역사 발전의 종점이자 최고봉이라고 생각했다. 이토록 위풍당당하고 목표 명확한 세계역사의 대로에서, 각 민족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계주를 이어나가는 듯 보였다. 사람들은 세계사의 각 시기를 한 사람의 인생에 대비해보기도 했다. 동방의 전제 시기는 아동기, 고대 그리스의 민주제는 청년기, 고대 로마의 귀족제는 시기는 성인기, 게르만 세게의 군주정 시기는 노년기. 인류가 진보하고 있다는 말은 ‘자유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그러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