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 진실은 변할 수 있는가? --------- 하루 한장 삶에 새기는 철학의 지혜 , 최영원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 프로타고라스, <단편들>
우리는 흔히 질실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실과 거짓이 명확히 구분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절대적인 진리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는 이러한 통념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고 주장하며, 진실은 보편적이지 않고 각 개인의 인식과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진실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는 경험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사실도 서로 다른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비 오는 날을 어떤 사람들은 우울하다고 느끼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 비가 내린다는 객관적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은 개인의 감정과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프로타고라스의 이러한 관점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 사실이라고 여기는 것이 과연 보편적인 사실인가, 아니면 각자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상대적인 해석일 뿐인가?
프로타고라스의 상대주의는 진실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관점이다. 이것은 서로의 의견이 다름을 넘어 현실을 바라보는 틀 자체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1957년 ‘인지 부조화 이론’을 제시했다. 인지 부조화 이론이란 사람은 자신의 신념, 태도, 행동이 서로 불일치할 때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동을 변화하거나 심지어 신념을 조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시각을 갖게되고, 또 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역사적 사건도 진실이 고정된 것이 아니다. 한 나라에서는 영웅으로 기억되는 인물이 다른 나라에서는 침략자로 간주된다. 뎨표적인 예로 나폴레옹을 들 수 있다. 프랑스에서 그는 혼란스러운 혁명 이후 나라를 안정시킨 영웅이자 근대 유럽의 법과 제도를 정비한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유럽 다른 국가들, 특히 그로 인해 전쟁의 피해를 입은 국가에서는 그를 제국주의 적 침략자이자 전쟁광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이처럼 진실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 관점의 변화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진실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타고라스의 관점은 우리에게 다양한 시각을 존중하고 열린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내가 믿는 진실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타인의 생각을 배척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진실의 상대성을 인정하게 되면 다른 의견 을 틀렸다고 단정짓기보다 이해고자 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각자 서로 다르게 진실을 받아들이는 인간사회에서 어떻게 조화와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첫째,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자.
진실은 하나의 시선으로 정의할 수 없다. 나와 다른 관점이 틀린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진실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나의 세계를 넓혀가는 과정이다.
둘째, 경청하는 자세를 갖자.
우리는 보통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집중하지만, 진정한 이해는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듣는 것은 상대의 진실을 존중하는 첫걸음이다.
셋째, 비판보다 질문을 하자.
다른 의견을 마주했을 때,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은 비판보다 더 깊은 대화를 이끌어낸다. 질문은 서로의 생각을 확장하고, 새로은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프로타고라스의 상대주의는 우리가 진실에 대해 가지는 고정관념을 뒤흔든다. 진실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과 인식속에서 형성되는 살아 움직이는 개념이다. 우리가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진실 속에서도 공존할 수 있는 이유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용과 포용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