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우리는 사유할 수 있기에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 ---------- 하루 한장 삶에 새기는 철학의 지혜 , 최영원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 파스칼, <팡세> 살면서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후회는 마치 그림자처럼 우리의 선택을 따라다니며, 때로는 현재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덜 후회할 수 있을지 아는 것은 삶을 위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정의했다. 그는 인간은 자연 속에서 가장 약한 존재이지만, 사유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위대하다고 말했다. 갈대처럼 약하고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그것을 인식하고, 그것에 대해 사유할 수 있기 때문에 존엄하다는 것이다. 이 말 속에는 인간이 단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존재라는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많은 사람이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결정하고, 즉흥적인 판단이나 충동적인 행동으로 삶에서 큰 후회가 될 만한 일을 저지르곤 한다.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범죄는 순간적인 충동이나 분노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순간의 감정과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면 큰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우리는 사유하지 않는 순간, 쉽게 감정과 본능에 휘둘리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선택은 평생의 후회를 남기게 된다. 파스칼은 생각하는 인간만이 미래를 내다보고,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덜 후회하는 삶은 결국 사유하는 삶, 숙고의 결과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다들 그렇게 하니까’, ‘이게 안정적인 길이니가’라는 이유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뒤 그 결정이 여러 가지를 고려한 깊은 숙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생각 없이 흘러가는 삶은 외부 조건에 의존하게 되고,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 나는 왜 그때 내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까?’라는 회한을 남긴다. 파스칼은 삶에서 덜 후회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위대함은 전능함이나 강한 힘에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신중하고 겸허하게 살아가려는 태도와 연결된다. 가령,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일을 망치고 나서 “그때 한 번 더 생각했더라면…”하고 후회하게 된다. 이는 생각이 부족했던 결정이나 말이 부른 결과다. 파스칼은 인간의 감정적 충동과 이성적 사유 사이의 갈등을 날카롭게 통찰하며, 덜 후회하는 삶을 위해서는 ‘내면의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다. 순간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한 과소비, 자신의 기분에 따라 던지는 말이 시간이 지나 후회로 돌아오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한동안 ‘탕진잼’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졌다. ‘탕진하면서도 즐거움(잼)을 느낀다’는 의미로, 자신의 수입을 미래보다 지금의 즐거움에 쓰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또 하나의 유행어였던 ‘욜로(You Only Liver Once)’ 역시 “인생은 한 번 뿐이니 지금을 즐기자”는 의미로 소비와 경험을 즉각적으로 추구하는 태도를 정당화했다.이러한 문화는 경제적 불안, 미래에 대한 회의감, 경쟁 중심 사회에서 오는 피로감에 대한 일종의 해방구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즉각적 충족의 삶은 깊은 성찰 없이 이루어진 선택과 무계획한 소비로 이어져 시간이 지난 뒤 후회로 남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기분 전한을 위한 과도한 지출이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 감정에 기대어 내린 결정들이 삶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만을 좇다보면, 결국 그것이 미래의 짐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때 조금만 더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결국 사유는 시간을 이기고, 감정을 가라앉히며, 후회를 줄이는 가장 실천적인 지혜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유하는 태도를 일상화할 수 있을까? 첫째, 멈추는 습관을 들이자.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말하기 전에 5초만 멈추고 생각해보자. 파스칼은 “모든 인간의 불행은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는 내면의 고용함과 사유 없이 외부의 자극과 즐거움에만 몰두할 때 결국 후회를 안게 된다는 의미다. 감정이 휘몰아칠 때, 욕망이 들끓을 때, 단 5초간 멈추는 태도를 습관해보자. 단지 잠깐 멈추는 행동으로 우리는 수많은 후회를 줄일 수 있다. 둘째, 사소한 선택에도 의미를 부여하자. 일상의 선택에 대해 ‘왜 이 선택을 하는가’를 자문해보자. 돈을 쓸 때, 사람을 만날 때, 무언가를 포기할 때 그 이유를 생각하는 습관은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파스칼은 작은 습관이 삶 전체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셋째, 타인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자. 우리는 SNS, 미디어, 주변 사람들의 기준에 좌우되어 살 때가 많다. 파스칼이 말한 ‘생각하는 인간’은 비교의 삶이 아니라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존재다.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내 삶을 선택하면 반드시 후회가 남는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에게 진짜 중요한 가치를 기준 삼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덜 후회하는 삶은 완벽한 선택을 하는 삶이 아니다. 실수 속에서도 배우고, 감정 속에서도 멈춰 생각하며, 끊임없이 자기 삶을 성찰하는 태도를 통해 우리는 후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파스칼이 말한 ‘생각하는 갈대’란 연약하지만 사유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일깨우는 말이다. 우리도 그러한 존재로서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순간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