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홈으로
추가하기
목록보기
목백일홍 ---------- 도종환
피어서 열흘을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받는 사람이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은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 달 열흘을 피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야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 일을 아름답게 피어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 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작성일 : 2026-05-19
수정하기
목록